노년에 즐기는 답사

[문학기행] 오유권 단편 '젊은 홀어미들' 답사에 잔재미를 보태다

dream4silver 2024. 10. 17. 16:41

오유권 단편 '젊은 홀어미들' 답사 잔재미

답사에는 잔재미가 양념 구실을 한다. 오유권 단편 '젊은 홀어미들'의 배경 마을은 '애송이골'이다. 작가는 '애송이골'을 소설 서두에 이렇게 소개한다.

 

영산강을 오른편에 끼고 서쪽으로 시오 리를 나가면
사막재라고 하는 조그만 영이 있고
그 영 밑에 마을이 하나 있었다.

애송이골이라고 하는 호수 겨우 예닐곱 가호에 지나지 않는 조그만 마을로서
마을 오른쪽에는 영산강이 철썩거리고 있고
뒤에는 누런 대숲이 강바람에 쓸려 쉴 새 없이 휘청거리고 있다

 

영산강을 오른편에 끼고 간다고 했다. 오른쪽, 왼쪽 방향은 기준 지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기준을 정해야 한다. 오유권 선생의 소설의 기준은 '골모실 꼭두말집'이다. 골모실 꼭두말집은 노봉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오막살이였다. 지금 주소는 '전남 나주시 노봉길 19-5'이다. 여기를 기준으로 영산강을 오른편으로 끼고 가는 곳이라면 개산(지도에는 가야산)으로 접근해야 한다.

소설가의 생가, 골모실 꼭두말집

문학기행 답사 2코스

문학기행 '젊은 홀어미들'의 1코스는 '오유권 문학비'에서 '오유권 생가'까지이다. 오유권 생가, 즉 '골모실 꼭두말집'에서 작가의 문학 산실과 작품에 나오는 지역을 찾아보고 '애송이골'로 출발하는 것이 2코스이다.

문학기행 '젊은 홀어미들'의 2코스

 

2코스는 그야말로 작품 서두에 묘사된 그대로 진행된다. 영산강을 오른편에 두고 십오리(6킬로미터)를 간다. 앙암 있는 곳이 상당한 고개다. 고개 이름은 '아방 고개'다. 그 고개는 자전거로 넘는 사이클 족들도 힘들어하는 고개다. 이곳이 소설에서 '사막재'에 해당된다. 고개 밑에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이 '애송이골'이다. 오른쪽에 영산강이 철썩거리고 뒤에는 대숲이 있다고 했다. 그곳이 '진포리'와 '텃골'이 있다.

 

이 지역은 산과 강이 가까이 있어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물론 농토는 많지 않아 살림이 넉넉할 여건은 아니다. 작품 속 '애송이골'은 몇 안 되는 어려운 농가들이 있는 것으로 그려졌다. 뒤에 상당한 산지가 있어 대숲 조성도 가능한 곳이니, 작가가 현장 답사를 했지 싶다.

 

정리

답사에는 잔재미가 있어야 한다. '문학비'에서 '고유제'를 모시는 것도 잔재미의 일종이다. '생가'에서 소설의 배경지역을 찾는 것도, 오래전 홍수 날 때의 광경을 상상하는 것도 잔재미를 보탤 것이다. 거기에 텃골에서 희곡 대본에 따라 간단한 단막극을 시연해 보는 것도 잔재미가 배가될 것이다.